-행복은 불행이 있어야 행복이 있지 행복만은 없다

7월 16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나훈아콘서트 어게인 테스형!
원래 8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연장이지만 방역지침에 따라 한 칸 씩 띄어 앉으면서 절반씩 4000명이 입장했다. 
코로나 이후 2년만에 처음 열리는 나훈아 공연으로 관객의 열기는 식히지를 못했다.
나훈아는 “공연에 앞서 속이 야리꼬리합니다.(울컥하다)” 라는 말로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KBS 공연 실황
KBS 공연 실황

흰 의상으로 무대에 등장한 나훈아는 ‘아담과 이브처럼’을 시작으로 ‘잡초’ 등 8곡을 쉬지 않고 부르고 나서야 첫 무대 인사를 했다. 데뷔 55년 만에 처음으로 부모님 사진도 공개했다. 옆에는 ‘4288.9.10’ 이라고 숫자도 적혀있다. 아마도 저 숫자가 단기년 일겁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지금 백살이 넘었는데 아직도 펄펄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달아오는 열기 속 나훈아는 지난해 앨범에 담았던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불렀다.
“집에서 맥주 한잔 마시고 이 노래는 끝까지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막 가사 때문에 나이 먹으니 이상하게 눈물이 나서요. 예전에는 전 진짜로 울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가사를 바꿔 버렸습니다.”
실제로 ‘여보 영원히 잘가시게’ 가사는 ‘여보 영원히 사랑하오’로 바뀌어 있었다.

KBS 언택트 공연
KBS 언택트 공연

“내가 테스형 한테 ‘행복은 뭔교?’라고 물었거든요 그랬더니 행복은 불행이 있어야 행복이 있지, 행복만은 없다. 그래서 맘대로 공연도 보고 소리도 지르고 친구 만나서 술도 먹고 이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아는가, 이리 못 한 게 다 코로나 때문 아니겠소”라고 전했다.
나훈아는 초대가수 없이 혼자서 2시간 동안 22곡을 불렀다. 최신 곡과 예전 곡을 오가며 혼을 빼놓는 공연이었다. 그의 공연 철학은 “관객에게 생각할 틈을 줘서는 안된다” 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모든 노래의 무대가 달랐고 그때마다 의상이 바뀌었다. 어떤 무대는 뮤지컬 같고 국악 같고 교외 라이브 카페 같았다. 공연 마지막 나훈아는 무대 위에서 무릎을 꿇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뭐라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코로나를 이겼습니다. 우리는 이래 삽시다. 절대 기죽고 살지 맙시다. 앵콜하고 싶어도 말하면 안되니 오늘은 이래 끝냅시다. 증말로 감사합니더!” 
이번 공연만큼 힘들고 마음 놓이고 한 공연이 없었습니다. 지난 16일 대구 엑스코 동관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가황’ 나훈아는 눈물을 글썽였다. 

마이크를 손으로 감사의 뜻을 담은 “덕분에”모양을 만들고 있다
마이크를 손으로 감사의 뜻을 담은 “덕분에”모양을 만들고 있다

 

송나라 부회장
송나라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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