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신규 사업자의 진입 문턱을 대폭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고,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신규 인가도 추진한다.


대구은행이 이르면 올해 안에 전국에 영업점을 둘 수 있는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들의 ‘돈 잔치’를 비판하며 과점을 해소할 대책을 주문한 지 5개월 만에 나온 금융당국의 결론에 따른 것이다. 다만 대구은행이 기존의 5대 은행을 위협할 만한 경쟁자가 될지 불투명한데다, 앞서 거론됐던 소규모 특화은행 제도 도입 등은 유보됐다는 점에서 ‘용두사미’라는 평가도 나온다.

황병우 DGB대구은행장.
황병우 DGB대구은행장.

지방은행 중에선 대구은행이 가장 먼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은행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한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구은행은 올해 안에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사전 브리핑에서 “빠르게 진행하면 올해 안에 (인가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소상공인에게 경영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한국신용데이터도 이날 소상공인 특화 은행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이 인가를 받으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1년 만에 시중은행이 탄생한다. 2017년 이후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신규 진입했지만 은행권에서 차지하는 예금 및 대출 비중은 약 2% 수준에 불과하다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추진 중인 DGB대구은행이 중신용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신용도가 낮아 대형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빌리지 못했던 중소기업들의 자금줄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다.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은 6일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시중은행 전환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고 과점체제를 혁신할 메기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이달 중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뒤 외부 컨설팅사 등과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이달 금융위원회에 시중은행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황 행장은 "대구은행은 시중은행급의 재무구조와 신용도를 갖추고 있지만 지방은행이라는 이유로 받고 있는 불합리한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 행장은 "시중은행으로서의 구체적이고 혁신적인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을 수립해 전환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추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될 경우 지역 기여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인식한 듯, 이날 지역과의 상생을 강조했다.

따라서 대구에 본점을 그대로 두겠다고 공언했고 전국에서 창출한 이익과 자금을 대구·경북에 재투자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대구·경북의 주력 산업 지원을 확대하겠으며 통합신공항사업의 금융 지원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중소기업, 핀테크 등 혁신기업과도 상생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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