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하르트 탄생 350주년

 

보통 오라토리오 장르에서 수난곡을 논한다면, 바흐의 마태수난곡과 요한수난곡을 꼽을 수 있다. 두 작품의 위대성은 강조하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러한 바흐가 자신의 수난곡을 작곡하기 전, 그리고 작곡 후에도 꾸준히 탐구하고 연주했던 작품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라인하르트 카이저의 마가수난곡이다. 바흐는 자신의 작곡을 발전시키는 방법으로 당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직접 필사하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대부분 초기에만 필사해본 후에 그런 양식의 작품을 작곡하고는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라인하르트 카이저의 작품은 세 번이나 연주에 올렸고, 더군다나 다양한 편집을 가하여 자신의 필요에 따라 사용하였다. 라인하르트 카이저는 당대의 함부르크 오페라극장을 대표하는 작곡가였으며, 그의 레치타티보는 바흐에게 대단한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언어의 표현과 흐름에 유연했던 가사붙이기와 인물에 따라 편성을 달리하는 기악편성은 바흐의 작품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바흐가 존경했던 라인하르트 카이저의 작품을 이제야 한국 초연하는 것이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그의 작품을 통해 바흐의 향기를 느껴보는 것도 참으로 의미 있는 작업이며 관객에게도 길지 않은 1시간 정도의 연주시간도 수난곡의 감흥을 느끼기엔 적절하게 여겨진다.(바흐 마태수난곡 3시간, 요한수난곡 2시간)

초대의 글

바흐는 고난주간을 위해 마태수난곡과 요한수난곡을 쓰기 전 젊은 시절에, 당대 최고의 독일 오페라 작곡가였던 라인하르트 카이저의 마가수난곡을 필사하여 교회에서 연주하였고, 라이프치히의 교회음악감독 시절에도 이 작품을 수차례 연주하였다.

바흐가 존경했던 만큼 자신의 수난곡에는 분명 카이저의 영향이 엿보인다.  당시 어떤 작곡가보다 유려한 레치타티보와 음악적 아이디어들이 그것이다.  1시간 정도의 연주시간은 동시대의 다른 수난곡에 비해 짧은 편이지만, 음악적인 구성은 완벽에 가깝다.

올해는 라인하르트 카이저의 탄생 35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여  그의  마가수난곡을 한국초연한다.  사순절기에 가장 추천되는 음악인 수난곡을 카이저의 작품으로 관객들은 특별하고 뜻깊은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주요연주자 

음악감독/지휘 박승희

악장 최윤정

복음사가 홍민섭

소프라노 송승연

카운터테너 윤진태

테너 유종훈

베이스 윤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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